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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끝난 테마일까?비즈니스 이야기 2024. 1. 21. 18:41반응형
2023년의 핫 키워드는 ChatGPT를 필두로 한 AI, 2022년의 핫 키워드는 NFT와 메타버스였다. (사실 조금 헷갈린다. 2021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원래 테크트렌드라는 것들이 늘 그렇듯 반짝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어 그러고 보니 그건 어떻게 됐더라 하고 나중에야 생각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선 유독 메타버스라는 이름의 여러 가지 사업들이 대기업, 판교, 테헤란로에서 벌어졌다 보니 그 많은 신사업들의 근황이나 파악해 보자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글을 써본다.
넷마블 메타버스 계열사 조직 폐쇄
한 때 3N이라고 불리던 넷마블은 미래먹거리 찾기에 꽤나 적극적인 회사 중 하나다. 코웨이를 인수해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도 좀 놀라운 행보였는데, 메타버스 조직을 신설한다고 할 때도 엥 그 정도로 투자한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법인을 설립할 때 마침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와 밀접하게 업무를 하게 되어 관심을 갖게 되었고, 테헤란로에 사무실을 얻는다는 소식을 듣고 아 꽤나 진심이구나했던 생각을 했다.
이번에 메타버스 조직에 대한 권고사직을 진행한다는 기사를 보고 나서야 넷마블이 아이텀게임즈를 인수했었구나 하는 사실도 알게 됐다. 아이텀게임즈 역시 수년 전에 같이 일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사정이 안 좋아졌다는 말 이후로 소식을 듣지 못했다가 결국 이 기사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래도 한번 인수는 되었었으니 급한 불은 껐던 것일까. 직원의 입장에선 어느 쪽이든 1개월치의 급여만 받고 퇴직을 당하게 되었으니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튼 넷마블 입장에서는 조직을 신설한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구체적인 사업성이나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을 테니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메타버스라는 기획기사에 언급됐던 큼지막한 기업들조차 사업규모를 축소하거나 조직통폐합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 이 테마에 올인했던 회사들은 훨씬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직방 자회사 권고사직
직방은 많은 사람들이 프롭테크기업으로 잘 알고 있는 기업이다. 메타버스와 무슨 상관이 있냐 하겠지만, 필자의 동료들이 근무 중이라 직방이 공들인 가상오피스 프로젝트 소마라는 조직을 운영 중에 있다. 우리가 한때 코로나로 인해 글로벌의 많은 회사들이 사용했던 게더타운을 떠올리면 쉬울 것 같다.
요번에 발간된 여러 국내 2023년 오피스시장 리포트를 봐도 알 수 있지만, 국내는 재택근무가 성공적으로 안착된 케이스가 극히 드문 편이다. 대기업을 필두로 시작된 재택근무, 주 2,3일 근무 등이 스타트업까지 전파되었지만 이제 코로나종식으로 인해 대부분 백투노멀(Back to normal) 모드로 돌아와 재택을 겸하는 회사를 찾아보기가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현재 해당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네이버 정도이고, 그동안 오피스 규모를 줄여왔던 여러 기업들 - 우아한형제들, 카카오, 야놀자 등 - 역시 다시금 오피스 공간을 찾아보고 구성원들의 출근을 독려하는 분위기이다.
직방의 소마라는 프로젝트는 애초에 글로벌한 환경을 타겟으로 만들어진 조직인만큼 국내 시장에 대한 타게팅을 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글로벌조차 그 상황이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는 형편이다. 이미 재택이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많은 상장기업들(줌, 마이크로스프트 등)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한 때 구직자 위주로 유리하게 돌아가며 많은 복지를 요구할 수 있던 시절 역시 예전 같지 않아 재택이란 트렌드 자체가 더 이상 의무로 자리하지 않게 되었다. 여러모로 불리한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해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애플의 비전프로?
애플이 이번에 한화로 약 500만 원에 이르는 애플 비전 프로를 출시함에 따라, 기존 메타가 리딩하고 있는 증강현실(XR) 분야에서 새로운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지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사실 이번 글의 주제인 메타버스와는 조금 다른 영역이다 보니 이를 메타버스와 함께 비교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메타버스의 선두주자로 불리던 네이버제트(제페토)는 어떤지 한번 살펴보자.
제페토는 지금
처음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 기사가 쏟아질 때에도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만큼 잘 나가는 회사가 잘 없었다.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만한 수많은 기업들과 콜라보레이션도 많이 했고, 이 콜라보는 분명 매출로 이어졌을 것이 분명하다. 여타 메타버스 기업들 중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자랑하는 회사들이 거의 전무했다는 점만 봐도 네이버제트만큼은 그래도 예전만 못하지만 꾸준히 매출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글로벌에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한 점이 아닐까. 여느 네이버 및 라인 관련 자회사들이 그렇듯 네이버제트 역시 일본비즈니스가 꽤나 성장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기와 비교했을 때 홍보기사가 덜 나오는 것은 테마에 몰리는 관심이 줄어들었기 때문인지, IR 비용을 아끼려는 차원인지 궁금하다. 실제로 기사를 검색해 봐도, 작년 초까지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한다는 기사들이 많이 나왔는데, 여전히 그런지 한 때의 hype였는지 궁금하다.
메타버스는 한 때 올 해의 키워드가 될 만큼 많은 관심을 얻은 테마였고, 이 테마를 바탕으로 투자를 받고 급부상한 기업들도 많았다. 약 2년 정도가 지난 이 시점에서 이 비즈니스들의 성적표가 나오고 있는데 정말로 내실 있는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이제는 흔적조차도 찾기 어려운 회사들이 많다. 이와 비슷한 테마로 NFT가 있었는데, 쪼그라든 NFT시장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는 비트코인과 가상화폐의 부활과 함께 그 진가를 증명해 낼 수 있을지 혹은 메타버스와 같은 노선을 타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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