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이야기

매거진 유료구독, WSJ과 아웃스탠딩

톨톨톨톨 2023. 12. 1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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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정보의 대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필자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뉴스, 매거진, 혹은 저널 등 신뢰성 있는 매체를 찾아 읽어나가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안타깝게도, 더 많은 기사들을 찾아보는 와중에 느껴지는 눈의 피로도는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나름 작지 않은 스크린의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제는 같은 기사도 랩탑으로 보는 게 조금 더 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혹은 아예 책으로 된 게 왠지 마음이 더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각설하고, 요즘 구독하고 있는 두 개의 매거진과 분수 넘치게도 그 두 UI(유저인터페이스) 및 UX(유저경험)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먼저 두 매체를 소개하자면 하나는 아웃스탠딩으로, 스타트업 관련 매거진에서는 그 업력도 가장 긴 편에 속하고, 기사 품질에 있어서도 신뢰를 받고 있는 구독매거진이다.

나머지 하나는 블룸버그 매거진, 이코노미스트 등과 경쟁관계에 있는 WSJ(월스트리트저널)이다. 이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경제매거진답게 기사의 퀄리티는 둘째 치고, 번들로 제공하는 배런스나 마켓워치 등은 투자자들이 참고하기에 좋은 양질의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아웃스탠딩을 구독하게 된 계기

유감스럽게도, 아웃스탠딩을 구독한지 약 2년이 다 되어감에도 실제로 읽게 되는 기사의 수는 한 달의 두세 개를 넘지 못한다. 아웃스탠딩을 구독하게 된 계기는 굉장히 사소한데, 대표가 직접 링크드인 친구를 걸고 매일매일 흥미로운 기사를 위주로 업데이트하는 그의 포스팅을 통해 읽어보고 싶은 기사가 생겼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기사의 내용 만큼이나 자극적인 타이틀로 트래픽을 유입하는 마케팅을 펼치곤 하는데, 최용식 대표는 정제된 필력으로 흥미를 유도하는 인트로로 사소한 것조차 흥미롭게 만드는 글재주가 있는 사람이다. 그 내용 또한 낚시성 기사와는 다르기 때문에 클릭을 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WSJ(월스트리트저널)을 구독하게 된 계기

이건 조금 사소한 이유인데, WSJ의 경우 한국어판이 없다. (만약 있다면 내가 못 찾는 걸 수도 있다.) 근래 들어 내가 너무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2024년부터는 -이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세 가지 상품을 비교했다. 블룸버그, WSJ, 이코노미스트 등 이미 정평이 난 세 매체가 전부 연말 세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비싸지 않다고 생각되는 금액으로 WSJ를 구독하기로 마음먹었다. 성장에 대한 갈망은 최근 읽은 보도 섀퍼의 이기는 습관을 읽고 약간의 영감을 받았다.

 

아웃스탠딩의 UI/UX 이야기

위에 언급한 최용식 대표의 글솜씨와 마케팅과는 별개로, 아웃스탠딩의 인터페이스는 다소 아쉬운 점이 많다.

아웃스탠딩 매거진의 UI

예를 들자면, 위와 같은 UI가 그렇다.

구독자들에게 친근하게 읽히는 포맷의 뉴스를 추구한다는 방향성자체는 이해할 수 있지만, 필진 혹은 인터뷰이들이 업계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사들임에도 불구하고 기사의 배열 및 구성으로 인해 그 신뢰성에 크게 의심이 간다. 최용식 대표가 홍보할 때만 해도 여러 개의 문단 배열을 일목요연하게 구성하여 요약해 주어 기사에 대한 기대를 품고 링크를 눌렀다가, 이게 뭔가 싶은 블로그 느낌의 기사를 볼 때 내가 이런 글을 보려고 월 9,900원을 내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전문가의 말을 인용한 문구

해당 글의 저작권을 위해 본문을 전부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각계의 전문가들 혹은 업력이 있는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한 기사인데 무작정 따옴표로 인용만 하고 있고 그 인용의 깊이 역시 대화체로만 서술하여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의 코멘트네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제목과 인트로를 보았을 때 후킹포인트가 굉장히 많아서 들어왔는데, 일반 블로그를 그냥 여러 필진들이 돌려가면서 쓰는 게 아닐까 수준의 UI/UX이다. 웹으로 해당 웹사이트를 들어가서 기사를 읽으면 위와 구성이 정확히 같다. 본인의 티스토리조차 반응형 웹을 사용하고 있어 브라우저에 따라 아티클의 사이즈가 최적화되는 반면에, PC버전을 가서 읽어도 위와 같은 모양새이다 보니 사실 기대에 비해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다고 그렇게 모바일 프렌들리한 환경도 아니다. 위의 첨부된 스크린샷과 같이, 여러 가지 대화를 인용하는 형태의 기사가 많다 보니 문장 하나하나가 산만하게 흩어져 있고, 기사를 읽는 나의 주의력도 떨어진다. 어떤 느낌이냐면, 저렇게 많이 단락 구분을 하고 있으니 그중에 일부는 생략해 가면서 스키핑을 하면 되겠구나 -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다 보면 내가 뭘 읽었는지 생각나지가 않고 남는 게 없는 기분이다.

 

WSJ(월스트리트 저널)의 UI/UX 이야기

뉴욕타임즈의 성공적인 구독모델 전환을 필두로, 많은 경제지들이 온라인 매거진에 큰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우리가 이름을 알 만한 유명 경제지들이 온라인 모델로의 전환에 성공가도에 있고 많은 투자를 집행한 만큼 그 퀄리티 역시 굉장하다.

WSJ에 게재된 기사 일부

WSJ은 이미 유서가 깊은 경제지이다 보니, 오프라인 필진의 글이 그대로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업로드된다.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보니, 기사 하나하나가 깊이가 느껴지는 글들이 많고 그 구성 역시 일반적인 정형적인 언론의 색채가 많이 반영되어 있다. 아웃스탠딩에 비해 그 친숙함이 떨어질 수 있지만, 형식으로부터 오는 신뢰를 바탕으로 기사를 읽게 되니 그 기사를 다 소화하지 못하는 한이 있어도 뭔가 남는 것이 있는 기분이 든다.

 

WSJ의 기사 구성

열심히 영어공부를 해보겠다고 한 본인에게는 굉장히 마음에 드는 기능으로는 기사 읽어주기 기능이 있다. 마음에 드는 기자에 대한 팔로우 기능도 가지고 있고 필요할 때마다 텍스트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콘텐츠의 가독성 및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마치며

아웃스탠딩과 WSJ는 애초의 그 비즈니스 운영방향, 구독자, 규모, 시장 등이 현격하게 다를 수밖에 없으니 1:1 비교자체는 큰 의미가 없겠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아웃스탠딩은 국내에서 조명받지 못했던 스타트업을 다루는 전문 매거진이라는 포지션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구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던 스타트업들을 양지로 끌어내고, 그들에게 질문을 던져주는 역할을 아웃스탠딩이 해주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한국에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는 생소한 것으로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 필진과 취재력에 비해 그 전달력은 아쉬운 부분이 너무나 많다.

요즘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적어도 한 두개 이상의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다. 본인만 해도 넷플릭스, 디즈니, 쿠팡, 네이버플러스, 아웃스탠딩, WSJ, 아이클라우드, 스포티파이 등 자잘하게 구독하고 있는 것들만 합쳐도 월에 10여 만원은 족히 소비하고 있다. 이번에 1년 구독을 신청한 WSJ의 한 달 구독료는 5,200원이다. 배런스와 마켓워치를 포함한 가격이고, 그게 없이는 2,600원으로 1년 트라이얼을 진행하고 있다.

아웃스탠딩은 약 1년 여전 구독한 금액이 월 9,900원이다. 아마 요즘 구독자들은 더 비싼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존구독자에게 인상된 금액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좋은 넛지이지만, 동시에 시중에 어떤 대체재들이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수년 전 퍼블리의 구독을 취소했던 건 콘텐츠의 양이 구독료에 비해 충분치 않다고 생각되어서이다. 요즘 네이버에서는 프리미엄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구독자들에게는 선택지가 많다. 꾸준한 개선과 양질의 서비스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가차 없이 서비스의 이용을 중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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