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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방콕(Conrad Bangkok) 후기 - 디럭스 킹잡다한 이야기 2022. 9. 12. 19:23반응형
코로나 이후 첫 해외여행은 망설임 없이 방콕으로 결정했다.
아무 준비 없이 다녀왔던 2019년의 방콕은 좋은 기억으로 가득했고, 특히나 여행에 있어 맛의 즐거움을 최고로 치는 내게 있어 저렴하고 맛있는 방콕의 음식은 너무나도 기억에 남았다.
그땐 친구가 예약해 둔 숙소에 묵었는데, 이번엔 나름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쳐 5성급 호텔을 고르기로 마음먹었다. 후보지는 여럿이었는데, 최종까지 후보로 두었던 호텔들이 아난타라 호텔, 메리어트 방콕 수라웡세, 그리고 콘래드 방콕이었다.
모두 5성급 호텔들이고, 메리어트호텔 수라웡세를 제외하고는 관광지 주변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조용하고 트래픽이 많지 않은 수영장과 접근성 등을 고려하여 콘래드 방콕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밤비행기로 도착한 터라 첫날에는 콘래드 방콕 근처에 있는 이비스 스타일스에서 묵었는데,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4일 동안이나 같은 호텔의 조식을 먹을 엄두도 나지 않았고, 새벽에나 도착해서 1박 비용을 낸다는 게 별로 탐탁치 않았다.
잡설이 길었는데, 아래부터 콘래드 방콕의 본격적인 후기 시작!
얼리체크인
이비스 스타일스에서 시간 맞춰서 체크아웃을 하고, 콘래드에 도착하니 시간이 약 12시 30분 정도였다. 예정된 체크인은 3시였는데, 프론트에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방이 준비되어 있어 얼리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해주었다. 나름 빡빡한 스케줄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얼리체크인이 된 덕분에 빠르게 짐을 풀고 수영도 할 수가 있었다. 수영도 실컷하고 씻고 나왔더니 3시. 원칙대로라면 이제서야 체크인이 가능할 시간이었는데, 모든 게 준비된 상태에서 고작 3시라 기분이 좋았다.
룸 컨디션 및 내부 전경
사무 가구도 업무를 보는 사람에게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게끔 구색을 갖춘 느낌이었다. 왜냐면.. 의자가 무려 허먼밀러 제품이었다. 요즘 기업들 복지로 내세우는 수 백만원 짜리 의자가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아주 바람직. 소문난대로 정말 편안한 의자였다. 방콕에서 일할 일이 없다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여러 호텔을 비교하는 블로그, 유튜브들을 보면 콘래드 방콕의 뷰를 기대하지 말라고 했는데, 내 예상보다는 꽤 괜찮은 뷰였다. 너무 비싸서 선택지에 넣지 못했던 신돈 켄핀스키도 보였고, 시원시원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나름 고층빌딩들이 여럿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뷰였다.
디럭스 킹 침대는 듣던대로 굉장히 널찍했고, 둘이 아니라 셋이 누워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안락한 건 덤! 매일 아침 침대의 유혹을 뿌리치고 조식을 선택하는 건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
욕실과 침대 사이에는 두 명(최대 세 명)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소파, 의자 및 테이블이 마련되어있다. 보통 웰컴프루츠를 준다고 하는데, 묵었던 4일 내내 사과를 세팅해주었다.
본인은 어딜가든 크롬캐스트를 들고 가는 편이다. 호텔에서 구독하는 방송은 별로 볼 것도 없고, 넷플릭스를 보는 편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호텔 와이파이 상황에 따라 크롬캐스트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곳이 있는데, 콘래드 방콕에서도 약 10여 분에 씨름을 하다 포기를 하려는 찰나, 위와 같은 화면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외부입력을 누르면 볼 수 있는데, 내 핸드폰을 QR코드로 접속하여 바로 스트리밍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최첨단! 설비였다. 크롬캐스트 전혀 필요 없이 바로 스트리밍이 되어, 미뤄뒀던 우영우를 실컷 보고 왔다. 연결하는 방식도 깔끔하고 스크린도 시원시원한 편이라 쾌적했다.
블로그 리뷰들을 보면 어떤 객실은 로컬 제품을 쓰는 것 같고, 어디는 바이레도가 있고 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디럭스룸에도 바이레도가 들어가 있었나보다. 비누에서 나는 약간 오이비누같은 은은한 향이 마음에 들었다.
욕실은 욕조와 샤워부스가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로 넓은 편. 특히 저 욕조 사진보다도 훨씬 커서 둘이 양옆으로 다리를 뻗어도 될 만큼 널찍하다. 옆에 있는 통창을 통해 티비를 바로 볼 수 있게 되어 있는 구조인데, 아쉬운 건 내부에 스피커 소리가 확실하게 들어오지 않았고, 마련된 시스템을 십분 활용할 지식이 없었다는 점. 참고로 저 옆에 커튼은 내/외부에 있는 버튼을 활용해 한큐에 열고 닫을 수 있다.
샤워부스 내 마련된 바디워시, 샴푸 및 컨디셔너 모두 바이레도의 모하비 고스트를 사용하고 있다. 음. 5성은 다르다.
수영장 & 테니스코트
수영장이야말로 이 호텔을 고르게 된 본격적인 이유였다. 본인은 가성비충이라.. 어떤 호텔을 가도 개의치 않았으나, 여자친구가 기준점으로 삼았던 수영장에 있어 콘래드 방콕은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넓은 풀에 비해 이용객의 수가 적은 편이었고, 방문객들 역시 나잇대가 조금 높거나 가족 단위로 오는 경우가 많아서 아주 여유로운 이용이 가능했다.
날이 좋을 땐 이런 뷰도 보여주는데, 대부분의 썬베드마다 적절하게 파라솔이 설치되어 있어서, 피부가 탈 걱정도 할 필요가 없었다. 사진 우측에 있는 분처럼 책을 읽거나 누워서 자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정말 휴가 분위기를 내기엔 최적의 장소였다.
썬베드를 고르면 관리하시는 분께서 바로 큰 타월을 깔아주신다. 위의 우측 뷰 말고도 좌측을 바라보면 수영장이 쭉 이어져 있고, 성인이 수영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의 길이가 나온다. 물론, 모두가 이용하는 곳이니 적절한 에티켓은 필요하다.
자리마다 놓여 있는 QR코드를 통해 원격으로 주문을 할 수도 있고, 왼쪽 끝으로 쭉 가면 바가 있어서 직접 메뉴를 보고 물어보며 주문을 할 수도 있다. 빈손으로 왔더라도 룸넘버를 통해 후불 결제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방콕은 신기하게도 루프탑바, 룸서비스 등 여러 곳에서 QR코드 이용이 일상화되어 있는 것 같다. 젊은 사람들한테는 전혀 장벽이 되진 않겠지만, 나잇대가 있는 분들은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수영장에서 우측뷰에서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테니스코트가 나온다. 테니스코트는 2개가 마련되어 있는데, 테니스를 배운 입장에서 이런 넓은 테니스 코트를 놀려두고 있는 걸 보니 매우 아쉬웠다.
마침 여길 방문했을 때, 아빠와 아들/딸로 보이는 어린이들이 테니스를 치고 있었는데, 꽤나 잘 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기본적으로 코트랑 공 정도는 제공되었고, 따로 예약이 필요 없이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것 같다. 테니스에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가서 열심히 쳐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목적은 관광과 휴식이니까.. 보류.
수영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바로 옆에는 짐(GYM)이 있는데, 밖에서만 흘끗 보고 말아서 사진이 없다. 다만, 다른 블로거들이 올린 사진과 큰 차이가 없으니 참고하시길. 7층 로비에서는 락커키도 빌려주시는데, 내부에 탈수기도 있고, 샤워시설도 아주 좋다. 샤워부스도 개인별로 방의 형태로 시건장치도 갖춰져 있어서 프라이빗하게 샤워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엘리베이터만 타면 바로 객실로 올라갈 수 있었기에, 수영장 내 샤워시설을 이용할 일은 별로 없었다.
조식
누가 콘래드 방콕의 조식이 별로라고 했는가? 적어도 내 입맛에는 아주 괜찮았다. 물론 3일 연속으로 먹다보니 조금 힘들긴 했지만,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었을 뿐이다.
가장 자주 먹었던 음식은 계란류 - (스크램블, 수란, 오믈렛 등 원하는 유형 + 재료를 넣고 만들어서 서빙해주신다.)와 국수(도 마찬가지, 토핑을 말하면 만들어서 서빙해주신다.)였다.
그 외에도 팬케잌, 베이커리류가 가장 마음에 들었고, 과일류는 생긴 것과 같이 별로 달지 않아서 많이 먹진 않았다. 캔탈룹 정도가 흥미를 끌었지만 달지 않았고, 수박으로 입가심하는 정도. 원래 아침식사를 하던 내가 아니고, 이른 아침부터 힘들게 일어나서 뭔가를 의욕적으로 먹을 만큼 에너지가 없었던 탓이기도 하다. 특히나, 방콕은 먹으러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조식을 많이 먹어버리면 점심이 돼서도 실력발휘(?)를 하기가 힘든 만큼 적당히 조절해서 먹길 추천. 같은 의미에서 호텔 조식을 체험만 해보고 싶다면 굳이 숙박 예약을 할 때 조식옵션을 추가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기타 편의시설
사실 콘래드 방콕을 고른 이유 중에 바로 근처, 주변에 상가랑 슈퍼마켓 등이 있다는 점도 고려했었는데.. 한 번도 가보질 않았다. 배는 이미 밖에 나가서 잔뜩 채워 왔고, 객실에 들어오면 쉬기에 바빠서 어디 돌아다닐 생각을 잘 못했다.
시내를 나가거나 그랩을 부를 땐 1층 정문 앞에 있는 직원분께 행선지를 얘기하면 택시를 잡아주신다. 특히 근거리를 갈 때는 그랩이 잡혀도 아주 멀리에서나 왔고, 호텔 쪽 골목으로 오는 도로가 단단히 막혀 있어서 기본 10-15분 씩 기다려야 했는데, 택시는 바로바로 잡아서 행선지까지 현지어로 잘 전달해주신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데, 콘래드 방콕은 독립된 하나의 건물이 아니라, All Seasons라는 일종의 복합단지 형태로 되어 있어서, 콘래드 방콕 뿐 아니라 옆에 붙어 있는 건물들을 출입하는 택시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내부적으로 무전기 등을 사용해 커뮤니케이션해서 러시아워에도 택시 잡기가 매우 수월했다.
셔틀버스도 있다. 콘래드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BTS역이 Phloen Chit(플런칫이라고 많이 읽는듯)역이라고 있는데, 걸어가면 대략 8-10분 정도가 걸린다. 날씨가 덥거나 비가 올 때에는 셔틀 한 번 타고 가는 게 꽤 도움이 된다. 특히 익히 들은 것처럼 방콕의 도로상황은 거의 헬에 가까워서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BTS이용이 웬만한 택시/그랩보다 훨씬 빠르고 싸게 먹히는 경우가 많다. 늘 귀가를 9시 넘어서 해서 호텔로 들어올 때 셔틀을 이용할 기회는 없었지만, 적어도 밖으로 나갈 때 셔틀버스라는 옵션이 있어서 편리했다.
콘래드 방콕 후기는 여기서 끝! 방콕의 팁문화는 잘 몰라서 매일 룸클리닝을 하기 전에 조금씩 팁을 두고 갔는데, 팁의 영향인지(?) 아주 훌륭한 룸컨디션을 보여주셨다. 다시 와도 여기 묵고싶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고의 경험을 선사한 콘래드 방콕을 강력 추천한다.
익스피디아, 네이버 블로그, 구글을 검색해도 콘래드 방콕 후기가 최근에는 거의 없었는데, 이 글을 통해 방콕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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